THE SCIEN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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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 드 뷔퐁과 박물지THE SCIENTISTS 2024. 4. 13. 10:42
1749년 루이 15세의 왕립 식물원 원장인 콩트 드 뷔퐁(Comte de Buffon)이 쓴 『박물지』의 첫 권이 출판되었다. 그때부터 40년에 걸쳐 43권이 더 간행되었는데, 마지막 여덟 권은 뷔퐁이 죽은 뒤에 나왔다. 독창적인 연구는 아니었지만 사색이 곁들여진 『박물지』로 뷔퐁은 생물학 발달에서 핵심 인물이 되었다. 그는 뉴턴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세계가 기적과 성서의 연대기와는 전혀 무관한 물리적 인과 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견해를 키워 갔다. 뷔퐁은 여러 방면의 다양한 문제들에 관한 기존 지식에 의문을 던지면서 우주의 나이에서 동물종의 발달에 이르기까지 자연 과학의 방대한 주제를 과학적으로 면밀하게 조사했다. 생물학, 동물학, 지리학, 인류학, 우주 생성론 등, 이 모두가 뷔퐁의 시야 안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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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 브라헤와 새로운 천문학THE SCIENTISTS 2024. 4. 12. 10:42
덴마크의 귀족 티코 브라헤(Tycho Brahe)는 천문학사에서 엉뚱한 인물이다. 사람들과 융화하지 못하고 거만한 그는 1572년 초신성을 처음 발견한 일로 유명해져서 덴마크 내포(內浦)의 한 섬에 천문대와 성을 지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을 믿지 않았지만, 운 좋게도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을 따르는 요하네스 케플러를 후계자로 삼았다. 코페르니쿠스와 브라헤와 케플러, 그리고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 네 사람이 고대 프톨레마이오스 체계를 뒤집고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서 밀어냈다. 브라헤는 그들 가운데서도 보수적인 인물로 그의 재능은 끈기 있게, 또 근대적으로 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추구한 데 있다. 토머스 쿤(Thomas Kuhn)은 이렇게 썼다. "코페르니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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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와 새로운 해부학THE SCIENTISTS 2024. 4. 8. 10:50
중세 말 의학 분야에서 대단한 권위를 누린 인물은 2세기에 활동한 그리스 의사 갈레노스(Galenos)였다. 스콜라 철학자들이 물리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꼽듯이, 당시 교회는 뛰어난 의사이자 작품을 많이 남긴 저술가인 갈레노스를 의학, 특히 해부학의 주된 판관으로 여겼다. 오랫동안 그렇게 하는 데 별문제는 없었다. 특히 중세에는 인간의 신체를 정신적 개념으로 파악했으므로 신체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의 전망은 어두웠다. 그러나 새로 비종교적인 견해가 대두하여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유화와 드로잉 등에서 생생 하게 표현되자, 중세식 사고는 뒷걸음질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근대 해부학의 초석을 마련한 이가 바로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Andreas Vesalius)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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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디랙과 양자 전기 역학THE SCIENTISTS 2024. 4. 5. 10:59
“먼저 디랙을 보라.” 에이브러햄 페이스가 폴 디랙(Paul Dirac)이 양자 역학의 발전에서 핵심 인물이 된 1920년대 물리학의 역사적 고비에 관해 한 말이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에르빈 슈뢰딩거가 원자 구성 입자의 운동을 설명하는 방정식을 만든 것처럼 디랙도 1927년 '장(場) 이론'을 제안하여 물질과 상호 작용하는 빛의 특성을 기술했다. 실로 과학의 역사상 엄청난 업적이었다. 1928년에는 상대성 원리를 이용하여 전자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방정식을 발견했다. 이는 현대의 양자 전기 역학(QED) 발전에서 중요한 첫걸음이었다. 나아가 디랙은 음전하를 띤 전자와 쌍을 이루는 양전하를 띤 양전자의 존재를 예측했다. 사실상 양전자가 추적된 것은 1932년이다. 양자 이론은 본질상 질량이 없는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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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러더퍼드와 원자의 구조THE SCIENTISTS 2024. 4. 3. 17:45
19세기의 물리학자들처럼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리토스도 원자란 평형과 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며 견고하고 또 쪼갤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 이 견해는 불안정한 방사성 원소가 발견되고 나서 1900년 무렵 무너지게 되는데, 방사성 원소의 발견은 원자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헤아릴 수 없는 영향을 끼쳤다. 그러므로 근대적 원자가 창안된 것은 1895년 빌헬름 뢴트겐(Wilhem Röntgen)의 신비로운 X선 발견, 피에르와 마리 퀴리 부부의 방사성 발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처음으로 원자의 구조를 멋지게 설명한 공은 뉴질랜드 물리학 자인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에게 돌아가야 한다. 러더퍼드가 개발한 원자 모형은 작고 꽉 채워진 핵 둘레를 전자들이 회전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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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빈 슈뢰딩거와 파동 역학THE SCIENTISTS 2024. 4. 2. 17:56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는 20세기 물리학과 생물학에서 주목할만한 중요성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1920년대에 원자핵 둘레의 전자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방정식을 만들었는데, 그 방정식은 서로 별개이면서도 동일한 두방정식 가운데 하나이다. 처음 것은 하이젠베르크의 행렬 역학이요, 두 번째가 막스 보른이 물리학을 통틀어 '지극히 경탄할 만한 것으로 평가한 슈뢰딩거의 파동 방정식이다. 게다가 슈뢰딩거는 닐스 보어나 다른 위대한 과학자들처럼 이론 물리학의 새로운 진보가 철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깊이통찰했다. 그리하여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짧지만 20세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책을 썼다. 그 책은 수많은 물리학자들에게 생물학의 기본 메커니즘을 연구하도록 격려했다. 그래서 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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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피르호와 세포설THE SCIENTISTS 2024. 4. 1. 17:26
19세기 중반까지 세포라 하면 유럽인들은 주로 수도사들의 예비 거주지를 떠올렸다. 로버트 훅이 1665년 복합 현미경으로 코르크 단면에서 '무수한 조 그만 상자들'을 관찰하여 그것들을 벌집에 비유하고 사방이 막히고 속이 빈 공간이란 뜻으로 이름을 달았다. 그러나 그 뒤 200년 동안 세포의 꽉 찬 내부와 살아 있는 유기체에서 세포가 하는 근본 역할은 해명되지 않았다. 1838년과 1839년이 되어서야 광학이 발전하고 식물학자 마티아스 슐라이덴(Matthias Schleiden)과 동물학자 테오도어 슈반(Theodor Schwann)이 이론을 발전시킴에 따라 세포의 폭넓은 의의가 제안된다. 그러나 세포 이론의 천재는 독일의 의사이자 해부학자로 세포 병리학의 아버지인 루돌프 피르호(Rudolf Virc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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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 폴링과 20세기 화학THE SCIENTISTS 2024. 3. 30. 17:43
19세기 화학은 많은 화학 물질 (유기물과 무기물, 자연 물질과 합성 물질)의 특수한 성질과 상호 작용을 기술하기는 했지만 적절하게 설명해 내지는 못했다. 한 줌의 원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화학반응은 말할 것 도 없고 쉽게 지각할 수 있는 물체들의 차이(가령 딱딱하고 부드럽고, 달콤하고 시큼한)는 무엇 때문에 생기는가? 20세기에 와서도 화학 이론은 내세 울 만한 주장을 펴지 못했다. 그런데 1930년대에 무르익은 양자 역학에서 새로운 분석 방법이 파생하여 새로운 화학 결합의 상이 출현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마침내 원소의 성질을 분석하고 화학반응을 예측하는 새로운 기술이 되었고, 뿐만 아니라 분자 생물학과 생명에 대한 생화학적 해석에서 진행되고 있는 방대한 결과들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변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