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A가 말하는 '행동'의 개념

 ABA는 사람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어떻게 학습하고 성장하는지를 연구하는 행동주의 (behaviorism)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ABA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행동의 원리를 이용하여 사람의 행동 변화를 추구하는 과학적 학문입니다. ABA는 기본적으로 행동에 기초합니다.

 

행동이란 무엇인가?

 

 행동은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물으면 웃고, 울고, 투정 부리고, 장난치는 등 여러 가지 행동을 말할 것입니다. 이상하게 부모는 아이의 행동을 생각할 때 나쁜 행 동이 나 부적절한 행동을 먼저 떠올리며, 그런 행동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ABA는 사회에서 용인하기 어려운 부정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아이가 배우고 바꿔야 하는 모든 것을 행동으로 간주합니다.

 

 행동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거나 사라지기도 합니다. 행동이 감소하거나 증가 하는 변화가 생겼을 때는 주변의 어떤 환경이 변화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행동 변화에 영향을 준 환경 요소들을 제어해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ABA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우리 곁에 늘 있었던 ABA

 

 재미있는 점은 ABA나 행동주의 이론을 몰라도 행동의 원리를 이용해 선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면서 가르칠 때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교사가 있습니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아이들을 능숙하게 돌보는 어린이집 교사도 있습니다. 이들은 ABA를 공부하지 않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효과적인 ABA 기법을 적용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들입니다.

 

 반대로 ABA 이론을 줄줄이 꿰고 있지만, 실제의 행동 관리에는 서툰 사람이 있습니다. ABA를 아는 만큼 행동을 효율적으로 중재하지 못해 행동 변화에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ABA를 이해하고 있어도 실행하는 것은 무척 어려워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ABA 원리를 알든 모르든 무의식적으로 일상생활에서 ABA 원리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나는 ABA 원리를 사용해 본 적이 없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ABA 원리는 중력의 원리와 같습니다. 중력이 보이지 않아도 항상 존재했듯이 ABA의 원리도 늘 존재해왔습니다. 다만 학자들이 그 원리를 찾아내 ABA라는 이름을 붙인 것뿐입니다. 그러므로 ABA에 대해서는 '나는 ABA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왔어.'라는 주장과 '나는 ABA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몰라.'라는 주장만 가능합니다.그 외의 다른 주장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ABA 원리를 활용하는 것은 요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어떤 사람은 조리법을 잘 몰라도 재능과 경험만으로 음식을 맛있게 만듭니다. 어떤 사람은 조리법을 그대로 따라 했는데도 음식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합니다. ABA도 비슷합니다. 어떤 사람은 ABA 이론을 몰라도 ABA 원리대로 아이를 탁월하게 가르치지만 어떤 사람은 ABA 이론을 공부했는데도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합니다.